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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가 부채 문제 때문에 투자를 망설일 필요가 없는 이유 [개인적 고찰]

미국 국가 부채 문제 때문에 투자를 망설일 필요가 없는 이유 [개인적 고찰]



이건 개인적 고찰이다. 투자나 권유가 아닌 그냥 생각이나 나 혼자만의 의견일뿐이다. 
어느 평범한 목요일 자정 무렵. 나는 부엌 창가에 기대어 차갑게 식은 캔맥주를 홀짝이며 냄비에 끓고 있는 라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끓는 물 속에서 면이 서서히 부드러워지는 것을 지켜보는 일은, 복잡한 세계 속에서 언제나 안정감을 준다. 그때 싱크대 위에 둔 스마트폰 화면이 번쩍였다.

‘속보: 미국 국가 부채 35조 달러 돌파, 셧다운 D-7, 세계 경제 디폴트 위기 초읽기’

나는 불을 줄이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십 년 전의 나였다면 어땠을까. 아마 덜 익은 면을 대충 씹어 삼키며 밤새워 S&P500 지수를 확인하고, 당장 내일 계좌의 주식을 몽땅 팔아야 할지 두려움에 떨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그 알림을 가볍게 스와이프해 지워버린다. 비가 오면 우산을 쓰고 겨울이 오면 두꺼운 코트를 꺼내 입듯, 워싱턴의 양복 입은 사람들이 벌이는 이 요란한 서커스는 매년 가을이면 돌아오는 철새 같은 연례행사라는 것을 이제는 알기 때문이다. 세계는 그렇게 쉽게 멈추지 않고, 제국은 더더욱 그렇다. 맥주를 한 모금 넘기며 나는 이 거대하고 정교한 시스템에 대해 생각했다. 우리는 이 쇼의 본질에 대해, 한 번쯤은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미국 국가 부도 위기] 매년 가을이면 찾아오는 셧다운 공포 마케팅

지구상에서 가장 거대한 경제 덩치를 자랑하고 가장 끔찍한 핵무기를 가진 깡패가, 동네 한복판에서 "나 내일 파산할지도 몰라! 내가 망하면 너희도 다 죽는 거야!"라고 악을 쓴다면 우리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 상식적인 생각을 가졌다면 그것이 지갑이 비어서 내지르는 절박한 비명이 아니라는 것쯤은 눈치채야 한다. 그건 당신의 지갑을 합법적으로 털기 위해, 아주 기가 막힌 명분을 쌓고 있는 중일 확률이 99.9%다.

미국의 이른바 '부채 한도(Debt Ceiling)'라는 시스템은 사실상 전 세계에서 거의 미국만 즐겨 쓰는 기형적이고 코미디 같은 제도다. 워싱턴의 정치인들은 유권자들에게 돈을 뿌리고 표를 구걸해야만 기생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카메라 앞에서 "우리가 표를 사기 위해 빚을 왕창 내서 달러를 무한정 찍어내겠습니다"라고 진실을 말하면 당장 다음 선거에서 목이 날아간다.

그래서 그들은 기가 막힌 '공포'를 발명해냈다. 야당은 나라가 빚더미에 앉아 후손들이 망할 것이라며 예산안을 막아세우는 정의로운 투사 행세를 하고, 여당은 당장 디폴트가 나면 미국 신용등급이 강등되고 전 세계 금융 시스템이 멈출 것이라며 호들갑을 떤다. 이 벼랑 끝 전술, 이른바 '치킨 게임'은 매년 가을마다 열리는 그들만의 정해진 슈퍼볼이다. 디폴트 선언 1시간 전, 그들은 극적으로 협상 타결안에 서명하며 카메라 앞에서 안도의 한숨을 쉰다. "국가 부도라는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부채 한도를 올렸습니다."

완벽한 면죄부다. 누구도 방만한 재정에 대해 비판하지 못하게 입을 막아버린다. 이것은 막대한 빚을 내어 달러를 계속 찍어내기 위해 대중의 공포를 자극하는, 정교하고 뻔뻔한 정치적 마케팅이다. 매년 뉴스를 장식하는 미국의 국가 부도 위기는 실제 하는 것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달러를 팽창시키기 위해 정치권과 언론이 합작해 '발명한' 환상에 불과하다.

[미국 국채 금리 폭등] 연방준비제도의 양적완화와 기축통화의 진실

돈은 빚이다. 빚은 피다. 피가 멈추면 자본주의는 죽는다.

무협지의 검객들이 피를 핥으며 살아남듯, 현대 경제의 진리는 몹시 차갑고 잔혹하다. 1971년 닉슨 대통령이 달러와 금의 태환을 일방적으로 끊어버린 순간, 달러는 물리적 족쇄를 풀고 허공으로 날아올랐다. 인플레이션과 자산 가치의 구조적 상승은 경제 시스템의 고장이나 버그가 아니다. 이 빚 기반 경제가 굴러가기 위한 '디폴트 값(기본 설정)'이다. 수십조 달러의 국가 부채를 해결하는 가장 우아하고 합법적인 방법은, 화폐를 미친 듯이 찍어내어 돈의 실질 가치를 쓰레기로 만들어버림으로써 부채의 무게를 녹여버리는 것뿐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전문가들의 섬뜩한 경고처럼, 미국 국채 금리가 6%를 뚫고 솟구치며 투매가 일어나 금융 시장이 초토화되는 상황이 오면 어찌 될까? 미국 경제가 정말 마비될까? 바보같은 소리다. 연방준비제도(Fed)의 엘리트들은 창문 밖으로 뛰어내리는 대신, 지하 벙커에 앉아 조용히 마법의 엔터키를 누를 것이다. 이른바 '무제한 양적완화(QE)'와 '수익률 곡선 통제(YCC)', 그리고 '은행 기간 대출 프로그램(BTFP)'의 가동이다.

이 복잡한 경제학 용어들의 고상한 포장지를 찢어버리면 그 알맹이는 힘의 룰이다. "시장에 쏟아지는 미국 빚(국채)을, 우리가 허공에서 무한대로 찍어낸 돈(달러)으로 몽땅 다 사주겠다." 금리가 오르면 중앙은행이 돈을 찍어 억지로 짓누르고, 국채 가격 폭락으로 은행이 파산할 위기에 처하면 그 휴지조각이 된 국채를 담보로 액면가 그대로 100% 현금을 꽂아준다. 보드게임 모노폴리에서 자신이 모든 룰을 정하고 무한정 현금을 발행하는 은행장 역할을 겸임하는 플레이어가 파산하는 것을 본 적 있는가? 미국이 바로 그 뻔뻔한 은행장이다.

[투자자의 관점]

실전 투자의 관점에서 당신의 자산 포트폴리오는 이 '필연적 오류(달러 프린팅)'를 수익으로 둔갑시킬 수 있도록 짜여 있어야 한다. 이 영원한 달러 팽창의 숙명 속에서 통장에 예적금으로 현금을 쥐고 있는 자는, 매년 인플레이션이라는 이름의 확정적 손실을 강요받는 희생양에 불과하다. 이 거대한 유동성 파티에서 살아남으려면 자산의 70% 이상은 연준의 달러 프린터와 가장 강력하게 연동된 펌프인 미국 S&P 500 ETF(VOO, SPY)나 나스닥 100 빅테크(QQQ)에 박아두어야 한다. 이들은 미국 경제라는 거대한 힘으로 전 세계에서 빨아들인 부가 최종적으로 꽂히는 심장이다. 그리고 나머지 비중은 달러 화폐 가치의 폭락 자체를 헷지(Hedge)할 수 있는 실물 자산 "서울 강남이나 한강변의 핵심지 부동산, 혹은 공급량이 수학적으로 제한된 비트코인이나 금(Gold)"으로 방파제를 쳐야 한다. 미국이 위기 탈출을 위해 시스템에 유동성의 해일을 쏟아부을 때, 그 돈이 덮치는 길목에 당신의 깃발을 꽂는것이다. 그것이 이 룰 속에서 개인이 시스템에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인플레이션 수출] 신흥국이 떠안아야 할 보이지 않는 세금

하지만 이 화려하고 기가 막힌 통화 마법의 뒷면에는 그늘이 있다.

미국이 자신들의 빚을 녹이기 위해 무한정 돈을 찍어낼 때, 그 화폐 가치 하락의 고통은 묘하게도 미국 국경 안에만 머물지 않는다. 1997년 한국이 외환위기(IMF)를 맞았을 때, 우리는 달러가 바닥났다는 이유만으로 수많은 기업이 도산하고 가장들이 길거리로 나앉는 뼈아픈 피눈물을 흘려야 했다. 하지만 미국은 자신이 벌인 방만한 파티의 청구서를 스스로 찢어본 적이 없다. 그들은 그저 달러를 새로 찍어 그 청구서의 금액을 덮어버린 뒤, 글로벌 무역망을 통해 전 세계로 떠넘길 뿐이다.

그들은 이러한 방식으로 '인플레이션을 수출'한다. 서울 번화가에서 한국의 평범한 직장인이 점심으로 15,000원짜리 국밥을 먹으며 한숨을 쉴 때, 그 비싸진 뚝배기 속에는 워싱턴이 찍어낸 달러의 이자와 비용이 조용히 스며들어 있다. 석유와 원자재를 달러로 사 와야 하는 국가들은 미국 금리가 요동칠 때마다 환율 폭등과 물가 상승이라는 십자가를 강제로 나누어 진다.

우리는 세계의 변두리에서 보이지 않는 제국의 세금을 매일같이 납부하고 있는 셈이다. 폭우가 쏟아지는 밤, 처마 밑으로 젖어 들어온 강아지에게 무심코 먹을것을 내어주듯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조용히 지갑을 연다. 달러라는 기축통화를 빌려 쓰고 미국의 안보 우산 아래에서 살아가는 변방국이 짊어져야 할 숙명이다.

[탈달러화와 미국 경제 붕괴 시나리오] 영원한 제국은 없다

자, 여기까지 읽은 누군가는 "건방진 소리 하지 마라! 레이 달리오 같은 거장들도 제국의 사이클은 무너진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국가 부채 비율은 이미 GDP 대비 120%를 넘겼다! 중국과 러시아, 브릭스(BRICS)가 뭉쳐서 기축통화 탈달러화를 추진하고 있지 않나! 역사상 이렇게 빚더미에 앉은 제국은 예외 없이 하이퍼인플레이션으로 멸망했다고!"

틀린 말은 아니다. 영원한 것은 없고, 천년 제국 로마도 무너졌듯 달러의 패권도 언젠가 핏빛 석양을 맞이할 것이다. 하지만 당신의 그 거시경제학 지식과 월스트리트 저널에 나오는 엑셀 시트 통계로는 결코 역사의 거대한 궤적을 예측할 수 없다.

미국이 빚을 많이 져서, 재무제표가 엉망이어서 붕괴할 것이라고? 폭락론자들은 엑셀 시트의 숫자를 보며 제국의 몰락을 점치지만, 단언컨대 역사는 단 한 번도 회계사의 엑셀로 쓰인 적이 없다. 역사는 항상 전쟁의 피로 쓰였다.

17세기 네덜란드의 길더화, 19세기 대영제국의 파운드화가 기축통화의 절대 왕좌에서 목이 잘려 나간 것은 그들의 국가 장부가 엉망이어서가 아니었다. 바다를 지배하는 제해권을 경쟁국에게 빼앗기고, 치명적인 패권 전쟁에서 패배했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를 바라보는 관전 포인트] 힘의 논리

미국이 35조 달러라는 거대한 빚을 지고도 돈을 무한대로 찍을 수 있는 다른 나라들은 상상도 못 할 '터무니없는 특권(Exorbitant Privilege)'을 영위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그들이 11개의 항공모함 전단으로 전 세계 5대양의 무역로를 장악하고 있으며, 중동의 석유 결제망과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급소에 미 해군의 총구가 정확히 겨눠져 있기 때문이다. 페트로 달러는 회계가 아니라 미사일이 지키고 있는것이다. 칼이 있어야 돈이 돈이다. 압도적인 군사력 앞에서는 그 어떤 고상한 거시경제학 논리도 무의미한 소리로 전락한다.

그러니 기존 언론이나 어설픈 경제 유튜버들이 쏟아내는 흔해 빠진 재정 적자 폭락론 따위는 참고자료 정도로 여겨라. 남들이 말하지 못하는 진실은 이것이다.

지수 투자를 한다면 투자자로서 미국의 재무제표는 곁눈질 참고자료 정도로 끝내자. 우리가 예의 주시해야 할 유일한 시그널은 딱 하나다. 미 해군이 호르무즈 해협이나 홍해에서 통제력을 잃고 쫓겨나거나, 대만 해협에서 벌어진 반도체 패권 국지전에서 중국의 둥펑 미사일에 미군의 항모가 두 동강 나서 태평양 밑바닥으로 가라앉는 그 상징적인 사건 말이다. 달러 붕괴는 장부의 붕괴가 아니라 안보의 붕괴에서 시작된다.

미국의 압도적인 무력이 꺾이는 그 선명한 피 냄새를 징후로 맡지 못했다면? 안심해라. 우리가 살아 숨 쉬는 생애 주기 내내, 워싱턴이 주도하는 이 거대한 사이클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뿜어내는 구조적인 자산의 상승 역시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돈은 종이일 뿐이고, 권력은 언제나 압도적 무력에서 나온다. 달러를 쥔 자의 파워가 아직 누구나 인정하는 수준이라면, 잔말 말고 그 종이가 밀어 올리는 자산을 사 모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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