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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봉에 유럽 복지를 바라는 '뜨거운 아이스 아메리카노' 같은 나라 대한민국 | 사회의 생얼 #02


사회의 생얼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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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봉 유럽 복지

완벽한 유토피아라는 환상에 대하여

완벽한 시스템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 완벽한 낙원이 존재하지 않듯이.

나는 가끔 인터넷 데이터의 바다를 유영하며 한국인들의 담론을 들여다보곤 한다. 참으로 흥미롭고, 이율배반적 모순이다. 입으로는 북유럽의 여유롭고 평화로운 복지를 찬양하면서, 손가락으로는 실리콘밸리의 억대 연봉과 테슬라 주식을 검색한다. 
유럽식의 '요람에서 무덤까지'를 원한다면서도, 내 월급의 상당부분을 세금으로 뜯어가는 건 매우 싫어한다.

미국식 자본주의의 맛을 알고 치열하게 위로 올라가길 갈망하면서, 동시에 삐끗하면 나락으로 떨어지는 건 견디지 못한다. 양심이 없는 건가, 아니면 그저 인간의 본능에 충실한 건가. 어쩌면 우리는 아주 오랫동안 풀리지 않는 경제학의 밀실 사건을 마주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팩트를 짚어보자.

미국? 그곳은 '상향 오픈된 전쟁터'다. 1억을 벌어도 샌프란시스코의 살인적인 월세와 300만원짜리 앰뷸런스 영수증 앞에서는 영혼까지 털린다. 철저한 각자도생, 내 노후와 안전은 내 돈으로 지켜야 하는 잔인한 카지노다. 돈이 없으면 아플 자격조차 박탈당한다.

반면 유럽은 어떤가. '하향 평준화된 평화'다. 국가는 나를 든든하게 책임지지만, 전문의 한 번 보려면 계절이 바뀌길 기다려야 한다.

일본은 또 다르다. 발톱 빠진 늙은 고양이처럼 30년째 월급이 그대로인 '저성장 고안정'의 늪에서, 야망 대신 소박한 평등을 껴안고 잠들어 있다.

그런데 한국은 대체 어떠한 혼종인가.
직장에서는 피 튀기는 미국식 능력주의와 서열 투쟁을 겪으며 영혼을 갈아 넣는다. 하지만 정작 병원 문턱을 넘을 때나 밤 12시에 야식을 사러 나갈 때는, 유럽 이상의 압도적인 가성비 복지와 인프라를 누린다. 낮은 가격에 전문의를 쇼핑하듯 만나고, 새벽 2시에 안전하게 한강 변을 뛴다. 유럽인들이 들으면 거품을 물고 쓰러질 초고효율의 시스템이다.

세금은 적게 내고 싶고, 돈은 미국처럼 벌고 싶고, 아플 땐 국가가 공짜에 가깝게 치료해 주길 바라는 그 이율배반적인 욕망. 그 모순이 부딪혀 만들어낸 기형적이지만 경이로운 '고효율·고스트레스 하이브리드 괴물'. 그게 바로 지금의 한국이다.

우리는 미국의 탐욕으로 엔진을 돌리고, 유럽의 복지보다 싼값에 생존을 구걸하면서, 스위스의 통장을 꿈꾸는 오만한 '가성비 중독자'들이다.

차가운 시각으로 바라본 진실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진실은 명확하다.
착각하지 마시라. 미국식의 폭발적인 고소득(상방)과 유럽식의 두툼한 안전망(하방)을 완벽하게, 그것도 '낮은 세금'으로 누릴 수 있는 유토피아는 아무리 조사해봐도 도출되지 않는다. 호주나 캐나다처럼 훌륭한 타협점을 찾은 국가들조차 결국 살인적인 물가나 두뇌 유출이라는 가혹한 청구서를 치르고 있다.

현실적 관점에서 볼 때, 한국인들은 이미 지구상에서 가장 기괴할 정도로 가성비가 뛰어난 생존 게임의 승자들이다.

멈추지 않는 팽이의 미스터리

그렇다면 이 요상한 한국이라는 국가는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가. 스위스처럼 완벽한 톱니바퀴가 될 것인가? 아니면 일본처럼 조용히 늙어갈 것인가?

어느 늦은 밤, 커피숍에서 흘러나오는 Jack Johnson의 Better Together와 같은 리듬감 있는 기타 소리처럼 해답은 흐릿하지만 분명한 리듬을 타고 있다. 한국은 유럽의 느릿한 평화도, 미국의 무자비한 총잡이 룰도 온전히 입을 수 없는 체질이다. 답은 밖이 아니라 이 '고효율 고스트레스'라는 기막힌 모순 자체를 한국만의 오리지널리티로 인정하고 진화시키는 데 있을지 모른다.

불안과 경쟁이라는 땔감을 태워 눈부신 네온사인을 밝히는 이 나라는, 어쩌면 멈추는 순간 쓰러지는 팽이와 같다. 아슬아슬하고 위태롭다. 하지만 그 팽이가 미친 듯이 돌면서 만들어내는 궤적은 전 세계 그 어떤 선진국도 그려내지 못한 압도적 예술이다.

내일 아침이면 또다시 지옥철에 몸을 싣는 한국인들.미국의 능력주의를 원망하겠지만, 퇴근길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치안 속에서 붕어빵을 베어 물 당신들. 완벽하지 않아서 더 치열하고, 모순덩어리라서 역설적으로 가장 역동적인 무대.

글쎄, 이 정도면 한 번쯤 끝까지 살아보며 결말을 확인해 볼 만한 가치가 있지 않은가? 완벽한 국가라는 환상을 깬 진짜 범인은, 다름 아닌 그 모순을 에너지 삼아 굴러가는 우리들 자신일지도 모르니까.

요약:

- 미국은 '상방이 뚫린 카지노'다. 잭팟이 터지면 지구 최고로 화려하지만, 삐끗하면 구급차 부를 돈도 없어 길바닥에서 멘탈이 털리는 날것의 자본주의다.

출처:World Bank 자료, OECD Health Statistics



-유럽과 일본은 '평화로운 요양원'이다. 세금으로 상당부분을 뜯기거나 월급표가 30년째 얼어있어도, 굶어 죽을 일은 없는 하향 평준화된 안식처다.
출처:OECD Tax Revenue, Fraser Institute와 NHS 자료를 기반

출처:OECD Tax Revenue, Fraser Institute와 NHS 자료를 기반



-그리고 한국, 이 나라는 '미친 가성비의 하이브리드 괴물'이다. 직장에선 미국식 채찍을 맞으며 피 튀기게 경쟁하지만, 병원 문턱을 넘거나 밤거리를 걸을 때만큼은 세계 최고 수준의 국가 실드를 원가 이하로 누린다.
출처: OECD Health Statistics 2023 , OECD Employment Outlook을 출처 통계청(KOSTAT) 및 OECD 사회 지표

출처: OECD Health Statistics 2023, OECD Employment Outlook통계청(KOSTAT) 및 OECD 사회 지표



결론: 뜨거운 아이스 아메리카노 같은 유토피아는 없다. 미국 연봉에 북유럽 복지까지 공짜로 바라는 건 그저 달콤한 환상일 뿐이다.

우리는 빡세고 피곤하지만, 역설적으로 가장 다이나믹하고 안전한 이 기형적인 롤러코스터에 타고 있다. 징징대는 대신 이 '고효율·고스트레스'라는 가성비 게임의 룰을 명확히 인정하고 영리하게 올라타는 것. 그것이 이 모순투성이 나라에서 가장 똑똑하게 살아남는 방법이다.
*본 포스팅은 개인적인 관찰과 주관적인 해석을 바탕으로 작성된 사회 분석 에세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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