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담덕 실록' 시리즈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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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덕 실록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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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테러 직후 포항의 쉰내 나는 철모 속에서 '카리스마조'와 함께 건너온 야만의 시대, 그리고 시간이 흐른 뒤에야 깨달은 유머의 힘
2001년의 가을, 세계의 어느 한구석에서는 쌍둥이 빌딩이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텔레비전 브라운관 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시커먼 연기를 바라보며, 나는 내 인생의 시계추도 어딘가 이상한 방향으로 꺾여버렸음을 직감했다.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으로 파병을 간다 만다 하며 전 세계가 전쟁의 냄새를 킁킁거리던 그 흉흉한 시기, 내 앞에는 '2년 2개월'이라는 국가 공인 징병의 시간이 입을 벌리고 있었다.어차피 피할 수 없는 소모의 시간이라면, 남들 다 가는 그 흔한 육군은 죽어도 가기 싫었다. 그것은 젊은 날의 알량한 자존심이기도 했고, 일종의 미적 허영심이기도 했다. 훗날 그 복장이 미군 정복을 묘하게 열화 카피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당시의 내 눈에 비친 해병대 정복은 어딘지 모르게 북괴군 장교를 연상시키는 기괴하고도 서늘한 카리스마가 있었다. 촌스럽지만 강렬한 빨간 체육복, 귀 위 7cm이상 하얗게 밀어버린 독특한 상륙돌격형 헤어스타일. 그 시절 육해공을 다 쑤시고 다니는 듯한 그들만의 '야성적인 멋스러움'은 나의 결핍을 채워주기에 충분했다. UDT라는 단어조차 대중에게 생소했던 시절, 시대적 붐의 정점에는 언제나 해병대가 있었다.
하지만 솔직히 나를 포항의 모래바람 속으로 밀어 넣은 가장 강력한 결정은 애국심도, 사나이의 로망도 아니었다. 그것은 바로 물류까대기 회사 'CJ 진양 로지스틱스'였다. 끝없이 밀려드는 택배 상자와 뼛골을 녹이는 물류센터의 컨베이어 벨트는 인간의 영혼을 방전시키는 완벽한 합법적 착취 현장이었다. 영장이 날아왔을 때, 나는 두려움보다는 짜릿한 해방감을 느꼈다. 그것은 내가 이 끔찍한 상하차 노동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장 명분 있는, 최고의 사직서였다. 영장을 받아 든 지 단 7일, 나는 짧고 달콤한 일주일의 휴식을 끝으로 도망치듯 입대 열차에 몸을 실었다. 지옥을 피하기 위해 스스로 더 완벽한 지옥으로 걸어 들어가는, 인간이란 이토록 모순적이고 기묘한 생물인 것이다.
광기의 시대를 통과하는 20대의 생존법 (정면 돌파)
이쯤에서 누군가는 반드시 의문을 가질 것이다. "그래서 뭐 어쩌라는 거냐? 요즘 군대는 군대도 아니라는 꼰대들의 흔해 빠진 무용담이냐? 똥군기와 폭력이 난무하던 야만의 시대를 미화하려는 수작이냐?"정확하게, 하나 짚고 넘어가자면 나는 이 글에서 그 시절의 폭력을 단 1퍼센트도 미화할 생각이 없다. 그것은 명백한 인권 유린이었고, 국가라는 거대한 폭력 시스템이 스무 살 언저리의 청년들을 부품으로 갈아 넣기 위해 고안해 낸 파시즘적 야만이었다. 한겨울에 발가벗겨 찬물을 붓고, 밥먹는데 교관이 숫가락으로 훈병의 이마를 깨부수며 밥을 밀어 넣게 하던 짓거리가 어떻게 '사나이의 훈장'이 될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내가 여기서 긍정하고 싶은 것은, 그 광기의 '시스템'이 아니라 그 짐승 같은 폭력 속에서도 기어코 살아남아 자신만의 존엄을 지켜낸 '우리 자신'이다. 우리는 국가가 시키는 대로 수동적인 고기 방패가 된 것이 아니다. 우리는 IMF라는 혹독한 겨울을 관통하며 이미 세상이 만만치 않은 정글임을 온몸으로 체득한 세대였다. 우리는 그 부조리한 폭력 속에서도 끈끈한 연대를 만들어냈고, 맞으면서도 웃을 수 있는 멘탈의 방어 기제를 발명해 냈다. 내가 끄집어내려는 것은 폭력의 추억이 아니라, 가장 비인간적인 환경에서 가장 폭발적으로 뿜어져 나왔던 '생존의 미학'이다.
인격 해체의 메커니즘과 실용적 붕괴
교육훈련단(훈단)은 '인간 개조의 용광로'라 불렸지만, 그 실체는 '인격의 철저한 해체 작업'이었다. 시스템이 한 인간을 병기로 만들기 위해 어떤 물리적, 심리적 기술을 썼는지 핵심만 정리한다.폴더 자세와 항문 검사 (수치심의 내재화): 신체검사 명목으로 수백 명의 신병을 일렬로 세워놓고 몸을 반으로 접어 항문을 까보게 한 행위. 이것은 의학적 검사가 아니라, 삼청교육대나 죄수 수용소에서나 볼 법한 의식이다. '너는 이제 사회적 프라이버시를 가진 시민이 아니라, 언제든 신체의 가장 은밀한 곳까지 통제받을 수 있는 소모품이다'라는 무언의 각인이었다.
60년대 구사(舊舍)와 50년 된 철모 (시공간의 압박): 낡은 나무 침상, 기괴한 빨간 용 그림, 그리고 한국전쟁 때부터 썼을 법한 50년 묵은 철모의 쉰내. 이것은 단순한 보급의 부재가 아니다. 선배 기수들이 겪었던 수십 년의 고통과 압박감을 시각과 후각을 통해 무의식중에 전이시키는 심리적 혼란이었다.
잔반 수준의 식사와 5분의 전쟁 (생리적 통제): 식사는 영양 섭취가 아니라 명령 수행이었다. 쓰레기통에나 들어갈 법한 질 나쁜 식단조차 5분 안에 씹지도 않고 위장에 때려 넣어야 했다. 날아오는 숟가락 타격과 얼차려는 '먹는 즐거움'이라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를 거세하고, 오직 생존을 위한 연료 주입으로 뇌 구조를 리셋시켰다.
왕자 목욕탕의 찬물 세뇌 (신체적 극기): 11월의 매서운 칼바람을 맞힌 뒤 알몸으로 목욕탕에 몰아넣고, 천장에서 찬물을 쏟아부으며 '앞으로 취침, 뒤로 취침'을 시킨다. 이 고문 수준의 얼차려는 근육을 수축시키고 이성을 마비시킨다. 극한의 추위 속에서 단체로 벌벌 떨 때, 교관의 명령은 절대적인 구원처럼 들리게 된다. 완벽한 세뇌의 역학이다.
지옥의 한가운데서 춤추는 박진영의 '엘리베이터'
하지만 시스템이 아무리 완벽하게 인간을 통제하려 들어도, 생명의 에너지는 반드시 가장 기괴한 형태로 틈새를 비집고 나온다. 가장 처절했던 훈련의 정점, 이른바'지옥주' 때의 일이다. 잠과 밥을 철저히 통제당해 환각이 보일 지경에 이르렀을 때, 교관들이 다 모인 자리에서 동기 한 명에게 노래가 지시되었다.
땟구정물이 줄줄 흐르는 전투복, 텅 빈 동공들 사이로 그 동기가 비틀거리며 걸어 나왔다. 그리고 그는 노래를 시작했다. 그것은 군가도, 구슬픈 사모곡도 아니었다. 그는 박진영의 "엘리베이터"를 불렀다.
노래조차 지지리도 못 부르는 녀석이, 그 지옥 같은 흙먼지 구덩이 속에서 박진영 특유의 농염하고 치명적인 섹시 댄스를 끈적하게 추기 시작했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사랑을 나누자는 그 퇴폐적인 가사와, 내일 당장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훈련병의 초췌한 몰골이 빚어낸 거대한 인지부조화. 순간, 수십 명의 동기들이 미친 듯이 박장대소하며 바닥을 뒹굴었다. 교관들조차 씰룩거리는 입꼬리를 주체하지 못했다. 그것은 내 생애 최고의 댄스였고, 최고의 명창이었다. 지옥 한가운데서 터져 나온 그 웃음은 "우리는 아직 짐승이 되지 않았다"는 선언이자, 이 뭣 같은 상황을 유머로 뭉개버린 스물한 살들의 위대한 반란이었다.
그 광기는 유격장에서도 이어졌다. 조교들의 폭력이 난무하는 유격장에서, 나는 뜬금없이 조교 지원을 하겠다며 손을 들고 선착순 뺑뺑이를 돌아 기어코 1등을 차지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유격장 벽암지 특유의 산세와 "검푸른 산속..."으로 시작하는 '유격대가'라는 군가의 가사가 주는 낭만에 미쳐버렸기 때문이다. 참고로 신병훈련 3주정도 진행되면 정신력이 꺽여버리기때문에 그 상황에 사회에서 처럼 특수수색대 가야지 혹은 어디 스페셜한 곳 가야지 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어떻게하면 좀더 편한곳으로 배치받을까를 고민한다. 그 상황에 훈단에서 두번있는 지원 기회, 수색대나 유격 조교를 지원하는 것은 사회에서 처럼 막연한 로망일 수 없다. 그것은 지옥을 온몸으로 맛보면서도 "이왕 맞을 바에야 내가 상위 포지션으로 이 지옥을 지배하겠다"는, 혹은 "피할 수 없다면 이 고통의 정점에 올라타겠다"는 순도 100퍼센트의 실전적 광기였다.
실전의 민낯, 그리고 낭만의 해체
우리는 육체적 고통을 넘어서며 차츰 진짜 군대의 민낯을 대면하게 되었다. 멋과 낭만으로 포장되었던 훈련의 실체는 철저히 살벌하고 비릿했다.총검술 연무형 16개 동작의 기만: 우리는 허공을 가르며 멋들어진 총검술을 배웠다. 하지만 K2 소총의 육중함을 쥐고 깨달았다. 백병전에서 16개 동작 따위는 다 화려한 의장대 쇼에 불과하다는 것을. 실전에서 살아남는 법은 오직 '스텝(발놀림)'으로 치고 빠지며 원초적으로 '찌르고 막고 때리는' 것뿐이라 생각한다.
화생방 터널과 데모 현장의 조우: 보통의 화생방은 밀폐된 교장에서 통제하에 이루어진다. 그러나 우리는 수십 킬로의 행군과 연계하여 50m 정도 길이의 좁은 막사 터널을 맨몸으로, 방독면도 없이 군가를 부르며 통과해야 했다. 앞 열의 동기들이 눈물 콧물을 범벅한 채 괴성을 지르며 죽어가는 모습을 뒷열에서 직관하는 공포는 압도적이었다. 군가를 부르다 숨을 들이켜는 순간 폐부를 찢는 듯한 cs가스의 고통. 재미있게도 그 매캐한 냄새는 80년대 후반 어린 시절, 도심 지하철역에서 우연히 마주쳤던 민주화 데모현장의 최루탄 냄새를 정확히 소환해 냈다. 사회의 매운맛이 군대의 살인적인 맛으로 치환되는 순간이었다.
막타워(11m) 모순과 K2의 실감: 막타워를 뛸 때 다리에 쥐가 나는 이유는 조교의 압박 때문이 아니다. "이 허접한 장비와 줄이 과연 내 몸무게를 버틸 것인가 혹은 스냅링은 잘 채워져있나?"라는 국방부 보급 체계에 대한 깊은 불신 때문이었다. 그리고 수류탄 투척과 영점 사격장. 100m에서 250m의 표적을 향해 불을 뿜는 K2 소총의 압도적인 파열음과 수류탄의 진동은, 까딱 실수하면 나와 내 동기가 고깃덩어리가 될 수 있다는 '실전'의 감각을 골수에 새겨 넣었다.
우리는 '짐승'이 되기를 강요하는 시스템 속에서 기어코 '가장 뜨거운 인간'으로 부활하는 법을 배웠다.
카리스마조, 그리고 오랜 시차
수십 킬로의 천자봉 행군을 완전 군장에 판초우의를 뒤집어쓰고 묵묵히 걸어 올라 빨간 명찰을 달았던 날. 도구해안을 굽어보며 수백 명의 동기들과 발맞춰 부르던 군가의 희열. 그 모든 지옥의 일정이 끝나고 각자 실무 부대로 흩어지던 날, 우리는 서로를 부둥켜안고 어린아이처럼 목놓아 울었다.번호표로 불리며 짐승 취급을 받던 우리가, 드디어 서로의 얼굴을 지긋이 바라보며 인간의 이름을 부르는 순간이었다. 그때 내 전투복 안감 어딘가에 적어두었던 이메일 주소, "카리스마조". 2001년이라는 아날로그 감성이 물씬 풍기는 이 촌스럽고도 당당한 아이디를 쓰던 동기 녀석은, 눈물 흘리며 나중에 꼭 살아서 다시 만나자고 다짐했다. 싸지방(사이버 지식 정보방)도 제대로 없던 시절, 전역 후 피씨방에서 접속해 싸이월드로 가장 먼저 확인했던 것은 그 촌스러운 아이디가 보낸 생존 신고였다.
세월이 흘러 훗날 사회에서 다시 그 녀석과 재회해 찐한 친구가 되었을 때, 우리는 술잔을 부딪치며 50년 묵은 철모의 쉰내와 박진영의 엘리베이터를 안주 삼아 밤을 새웠다.
지금 나는 세상의 한복판에서, 매일같이 글로벌 증시의 차트를 분석하고 블로그에 사회적 에세이를 쓰는 중년이 되었다. 누군가는 묻는다. 그때 그 2년 2개월의 시간, 안 갈 수 있었다면 안 가는 게 맞지 않았냐고.
물론이다. 다시 가라면 돈 많이 줘도 안 간다. 하지만, 2001년의 포항 도구해안에서 불어오던 그 시퍼런 바닷바람과, 땀과 눈물로 떡이 된 채 서로를 위로하던 동기들의 체온을 겪지 못했다면, 나는 지금처럼 세상을 조금은 비틀어 보면서도 끝내 사람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는 '단단한 분석 에세이맨'으로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가 해병대에서 얻은 진짜 무기는 K2 소총도, 16개 동작의 총검술도 아니었다. 그것은 세상 어떤 불리한 상황(물류센터의 상하차든, 폭락하는 주식 시장이든)이 닥쳐와도, 그 안에서 박진영의 '엘리베이터'를 추며 버텨낼 수 있는, 절대 꺾이지 않는 '유쾌한 악기(惡氣)'였다.
그해 가을, 짐승의 시간을 견뎌낸 소년들은 그렇게 진짜 남자가 되었다. 그것만큼은, 그 어떤 평화주의자의 세련된 논리로도 반박할 수 없는 내 삶의 가장 찬란한 진실이다.
*본 포스팅은 개인적인 관찰과 주관적인 해석을 바탕으로 작성된 에세이입니다. 과거 상황과 현재는 다르며 이 글은 과거의 일화일 뿐입니다
자본의 착취를 피해 군대로 도피하는 과정에서 일반 육군 병사를 거부하고 해병대를 선택한 배경에는 청년기의 미적 허영심과 남성성(Masculinity)의 과시 욕구가 자리 잡고 있다. 해병대가 대중에게 소구하는 기호학적 상징성은 주로 그들의 독특한 복장과 두발 규정에서 비롯되며, 이는 일반 사회의 규범과 철저히 단절된 예외적 집단이라는 소속감을 부여한다.
해병대와 해군을 영구적인 파트너십으로 묶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역사적 결정을 통해 해군은 함정을 운용하고 바다를 제해하는 역할을, 해병대는 그 함정을 타고 적의 해안에 상륙하는 원정군(Expeditionary force)으로서의 역할을 확립했다. 대한민국 해병대 역시 창설 초기부터 미군의 작전 교리와 복장 체계를 강하게 차용하였으며, 특유의 '드레스 블루스(Dress Blues)'와 유사한 형태의 정복은 육군과는 확연히 구별되는 독자적이고 우월한 정체성을 부여하는 상징 기제로 작동했다.
상륙돌격형 두발 규정의 규율과 획일화
해병대의 또 다른 강력한 시각적 기호는 '상륙돌격형'이라 불리는 특유의 헤어스타일이다. 군의 공식적인 두발 규정에 따르면 간부는 앞머리 5cm 이내, 귀 상단 2cm까지 올려 깎는 '상륙형'을 적용받는 반면, 일반 병사는
앞머리 3cm 이내, 귀 상단 5cm까지 하얗게 밀어버리는 극단적인 '상륙돌격형'을 강제받는다. 당사자의 기억 속에 '귀 위 7cm 이상'으로 각인된 것은 이러한 규정이 실제 훈련 현장에서는 더욱 가혹하고 극단적으로 적용되었음을 시사한다.
최근 미군을 비롯한 서구권 군대에서는 병사들의 개성과 자발성을 존중하기 위해
두발 규정을 완화하고 땋은 머리나 심지어 매니큐어 사용까지 허용하는 추세다. 이는 개인의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전투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현대 군사 심리학적 판단에 기반한다. 그러나 2000년대 초반 대한민국 해병대의 두발 규정은 철저한 '몰개성화'와 신체적 규율화를 목적으로 했다. 신체의 일부를 획일적으로 제거하는 행위는 입대자가 사회에서 가지고 있던 시민적 자아를 절단하고, 오직 상륙 작전이라는 집단적 목표만을 위해 기능하는 부품으로 재조립하는 미셸 푸코(Michel Foucault)적 의미의 '순종적인 몸(Docile bodies)'을 만드는 통과의례적 폭력성을 내포하고 있다.
항문을 검사하는 행위는 의학적 질병 확인의 목적을 넘어선 권력의 일방적 과시다. 이는 포로수용소나 교도소 등에서나 발견되는 극단적인 신체 통제 기법으로, 대상자에게 자신의 신체 중 가장 은밀하고 사적인 영역조차 국가 권력의 소유이며 언제든 통제받고 침해당할 수 있다는 사실을 무의식 속에 각인시킨다.
더 나아가 훈련소의 통제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생리적 욕구인 식사와 배설의 영역까지 확장된다. 최근 국가인권위원회의 직권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한민국 군 훈련소 시스템 내부에서는 조교들이
화장실 사용 시간을 단 2분으로 제한하고 타이머로 시간을 재며 압박하거나, 하루 식수를 500ml 생수 한 병으로 극단적으로 제한하여 훈련병들이 심각한 탈수 증상을 겪은 사례가 다수 폭로된 바 있다. 잔반 수준의 식사를 단 5분 안에 씹지도 못하고 위장에 밀어 넣도록 강요하는 행위 역시 동일한 선상에 있다. 이러한 배설, 수분 섭취, 취식의 극단적 통제는 생물학적 생존의 기본 조건 자체를 박탈함으로써 훈련병을 교관의 권력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게 만드는 전형적인 세뇌 및 길들이기 메커니즘이다.
또한 11월의 매서운 칼바람 속에서 알몸으로 찬물을 쏟아부으며 진행되는 목욕탕 얼차려는 인간의 신경계를 물리적으로 마비시킨다. 극한의 한기와 근육 수축 속에서 얼차려를 멈추게 하는 교관의 호각 소리와 명령은 곧 유일한 구원으로 인식된다. 이는 가학적 권력자에게 피해자가 심리적으로 동화되고 의존하게 되는 변형된 스톡홀름 증후군(Stockholm Syndrome)적 역학을 발생시키며, 결과적으로 권력의 명령에 조건반사적으로 복종하는 군사적 주체를 탄생시킨다.
위 데이터는 취식 강요가 단순한 괴롭힘을 넘어 인간의 위장 용량을 극한으로 팽창시키는 명백한 신체적 고문임을 증명한다. 특히 주목해야 할 지점은 폭력의 '대물림 구조'다. 인권위 조사에 따르면, 가해자인 선임병은 과거 자신 역시 이틀 동안
초코바 180개를 억지로 먹고 체중이 20kg이나 불어났던 피해자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선임의 위치에 오르자 "해병대에 왔으니 악기바리 한 번 당해 보는 것도 괜찮다"며 동일한 폭력을 후임에게 그대로 가했다.
이는 국가 폭력 시스템 아래에서 피해자가 가해자로 완벽하게 치환되는 구조적 재생산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억눌린 분노와 스트레스는 군 조직의 최상층부나 시스템 자체를 향하지 못하고, 가장 취약한 계층인 후임병에게 하방 전가(Downward displacement)된다.
잠자리를 잡아먹으라고 강요하거나 치약으로 머리를 감게 하는 등의 기형적인 폭력 역시, 폐쇄적인 병영 사회 내에서 지배와 피지배의 서열을 명확히 하고 폭력을 통해 집단의 결속력을 강제하려는 뒤틀린 인정 투쟁의 일환으로 분석할 수 있다. 심지어 이러한 폭력을 거부하면 기수 열외를 당하거나 2차 가해를 받을 것이 두려워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는 사례까지 발생했다.
그러나 해병대 특유의 화생방 훈련은 방독면 없이 밀폐된 막사 터널을 맨몸으로 통과하게 강제한다. 이 과정에서 CS 입자가 눈의 각막과 호흡기 점막에 직접 달라붙어 극심한 작열감, 눈물, 콧물, 그리고 심한 경우 구토를 유발한다.
대한민국의 모든 특수부대원들이 필수적으로 거치는 고도의 심리 통제 훈련이다. 지상 11m는 인간의 시각과 전정기관이 고도를 인지할 때 가장 원초적이고 극심한 공포심을 느끼는 높이로 의학계에 알려져 있다.
이러한 물리적 위협 앞에서 훈련병들의 다리에 경련이 일어나는 현상은 단순히 조교의 억압적 통제 때문만은 아니다. 낙하산을 지탱하는 군의 낡은 보급 체계와 스냅링 등 안전 장비에 대한 근본적인 불신이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부실해 보이는 하네스 한 줄에 자신의 생명을 온전히 맡긴 채 허공으로 몸을 던져야 한다는 완벽한 '통제 불능'의 상태가 공포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제6장: 광기 속의 연대와 생존 미학의 발명
국가의 거대한 폭력 시스템이 개인의 자아를 철저히 짓밟고 규율화하려는 와중에도, 생명의 에너지는 가장 기괴하고 역설적인 형태로 그 통제의 틈새를 비집고 발현된다. 인간의 정신은 극한의 억압 속에서도 완전히 파괴되지 않고, 부조리를 조롱하며 자신만의 존엄을 지켜내는 방어 기제를 발명해 낸다.
수면과 영양 섭취가 극단적으로 통제되어 뇌의 인지 기능이 저하되고 환각 상태에 이르는 지옥주 훈련 도중, 흙먼지 구덩이 속에서 대중가수 박진영의 노래 '엘리베이터'를 부르며 퇴폐적인 댄스를 추는 훈련병의 모습은 단순한 우스꽝스러운 해프닝이 아니다. 내일 당장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비참한 몰골과 "엘리베이터 안에서 사랑을 나누자"는 농염한 가사가 빚어내는 거대한 인지부조화는, 현장에 있던 동기들과 심지어 교관들의 억압된 감정마저 일거에 무너뜨리는 폭발력을 지닌다. 이는 죽음의 문턱에 선 인간이 극심한 고통을 블랙 유머로 승화시켜 버린 행위이며, 국가의 시스템을 향해 "우리는 당신들의 의도대로 아직 완벽한 짐승이나 기계가 되지 않았다"고 외치는 가장 인간적인 선언이다.
또한 조교들의 폭력이 난무하는 유격장에서 더 고통스러운 포지션인 수색대나 유격 조교에 자원하기 위해 선착순 달리기를 하는 행위 역시 주목할 만한 심리적 기제다. 군대라는 부조리한 지옥을 물리적으로 회피할 수 없다면, 차라리 그 고통의 피라미드 정점에 올라서서 스스로 지옥의 통제자가 되겠다는 순도 높은 '실전적 광기'다. 이는 외부의 억압에 무기력하게 끌려다니는 수동적 객체로 남기를 거부하고, 비록 그 방식이 뒤틀렸을지언정 스스로의 운명을 결정하는 주체성을 회복하려는 치열한 실존적 발악이다.
혹독한 천자봉 완전군장 행군을 끝마치고 우측 가슴에 빨간 명찰을 수여받는 순간, 철저히 번호표로 불리며 통제받던 소모품들이 비로소 서로의 '인간적인 이름'을 부르며 부둥켜안고 오열하는 장면은 사회학적 연대의 완성을 보여준다. 아날로그 감성이 물씬 풍기던 2001년, 전투복 안감에 촌스러운 이메일 아이디를 적어 공유하고 훗날 전역 후 PC방에서 생사 확인을 하던 이들의 모습은, 가장 야만적인 폭력 시스템 내에서도 기어코 인간적 연대와 끈끈한 사회적 자본을 꽃피워낸 청년 세대의 놀라운 회복 탄력성(Resilience)을 증명한다.
그러나 본 보고서의 다각적 분석이 도출하는 궁극적인 통찰은, 그 야만적이고 부조리한 군대 시스템 자체를 미화하거나 긍정하는 것에 있지 않다. 진정으로 주목해야 할 것은 그 짐승 같은 시간 속에서 자아를 완전히 상실하지 않고 살아남아 사회로 귀환한 '개인들의 심리적 복원력'이다.
IMF 사태 이후 더욱 냉혹해진 자본주의의 상하차 컨베이어 벨트, 즉 인간의 노동력을 끝없이 갉아먹는 무한 착취의 궤도에서 도망쳐, 국가가 공인한 또 다른 형태의 억압 체제에 몸을 던져야만 했던 청년들은 가장 부조리한 환경 속에서도 유머와 연대를 발명해 냈다. 박진영의 '엘리베이터' 춤으로 상징되는 이들의 대처 방식은 세상의 어떤 불합리나 위협 앞에서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 유쾌하면서도 지독한 악기(惡氣)를 형성했다.
이들이 병영에서 습득한 진정한 자산은 제식 훈련의 각도나 총검술의 숙련도가 아니다. 그것은 글로벌 경제 위기, 폭락하는 주식 시장, 혹은 부조리한 직장 내의 억압 등 현대 자본주의 사회가 던지는 어떠한 형태의 폭력적 억압 속에서도 끝내 버텨낼 수 있는 강력한 멘탈리티였다. 가장 비인간적인 환경을 견뎌내며 기어코 인간으로서 부활한 한 세대의 서사는, 국가 폭력과 자본의 압박이라는 이중의 굴레 속에서도 결코 소멸하지 않는 개인의 실존적 존엄과 연대의 힘을 방증하는 찬란하고도 서늘한 사회학적 기록이다.
https://www.jobkorea.co.kr/company/46355298 (CJ 진양 로지스틱스 기업 정보)
https://www.reddit.com/r/Military/comments/1o7socg/why_dont_the_navy_and_marine_corps_have_similar/?tl=ko (미국 해군 및 해병대 정복 역사)
https://www.rokmc.org/bbs/board.php?bo_table=news&wr_id=504&device=mobile (대한민국 해병대 상륙돌격형 두발 규정)
https://www.chosun.com/opinion/manmulsang/2021/10/27/YNXSC4WZ5FCILDGNNEHHOSRJA4/ (현대 군인 두발 규정 완화 추세)
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1/21/2020012102268.html (해병대 폴더 자세 인권침해 사례 및 극단 시도)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93160.html (군 훈련소 화장실 2분 타이머 제한 인권조사)
https://www.youtube.com/watch?v=-tGkyrSpeQI (훈련소 생수 500ml 제한 및 탈수 증상 사례)
https://www.youtube.com/watch?v=TQ_ABlkJBZo (해병대 빵 8봉지, 초코파이 등 취식 강요 악습)
https://www.humanrights.go.kr/base/board/read?boardManagementNo=24&boardNo=616161&searchCategory=&page=207&searchType=&searchWord=&menuLevel=&menuNo= (국가인권위원회 해병대 악기바리 직권조사 결과)
https://www.youtube.com/watch?v=t9wMKc_9aFU (해병대 잠자리 취식 강요 및 가혹행위 사례)
https://www.donga.com/news/Politics/article/all/20200902/102750596/1 (해병대 성추행 및 가혹행위 폭로)
https://www.youtube.com/watch?v=vEQeH2P6uwE (특수부대 지옥주 훈련의 목적 및 실태)
https://namu.wiki/w/%EC%B5%9C%EB%A3%A8%ED%83%84 (CS 가스 화학 성분, 필터링 및 폭발형 최루탄 실체)
https://namu.wiki/w/%EB%A7%89%ED%83%80%EC%9B%8C (11m 막타워 공포의 원인 및 훈련 현황)
부록, 참고 자료 및 근거 [읽어도 그만 안읽어도 그만]
군사 조직의 기호학과 정체성 형성 메커니즘
자본의 착취를 피해 군대로 도피하는 과정에서 일반 육군 병사를 거부하고 해병대를 선택한 배경에는 청년기의 미적 허영심과 남성성(Masculinity)의 과시 욕구가 자리 잡고 있다. 해병대가 대중에게 소구하는 기호학적 상징성은 주로 그들의 독특한 복장과 두발 규정에서 비롯되며, 이는 일반 사회의 규범과 철저히 단절된 예외적 집단이라는 소속감을 부여한다.
해병대 정복 디자인의 역사적 기원과 군종 간의 역할 분담
해병대의 정복은 대중의 눈에 묘한 카리스마와 야성미를 지닌 것으로 인식된다. 이러한 복장 체계는 미군 해병대(USMC)의 전통 및 복식사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역사적으로 1834년 미국 의회는해병대와 해군을 영구적인 파트너십으로 묶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역사적 결정을 통해 해군은 함정을 운용하고 바다를 제해하는 역할을, 해병대는 그 함정을 타고 적의 해안에 상륙하는 원정군(Expeditionary force)으로서의 역할을 확립했다. 대한민국 해병대 역시 창설 초기부터 미군의 작전 교리와 복장 체계를 강하게 차용하였으며, 특유의 '드레스 블루스(Dress Blues)'와 유사한 형태의 정복은 육군과는 확연히 구별되는 독자적이고 우월한 정체성을 부여하는 상징 기제로 작동했다.
상륙돌격형 두발 규정의 규율과 획일화
해병대의 또 다른 강력한 시각적 기호는 '상륙돌격형'이라 불리는 특유의 헤어스타일이다. 군의 공식적인 두발 규정에 따르면 간부는 앞머리 5cm 이내, 귀 상단 2cm까지 올려 깎는 '상륙형'을 적용받는 반면, 일반 병사는
앞머리 3cm 이내, 귀 상단 5cm까지 하얗게 밀어버리는 극단적인 '상륙돌격형'을 강제받는다. 당사자의 기억 속에 '귀 위 7cm 이상'으로 각인된 것은 이러한 규정이 실제 훈련 현장에서는 더욱 가혹하고 극단적으로 적용되었음을 시사한다.
최근 미군을 비롯한 서구권 군대에서는 병사들의 개성과 자발성을 존중하기 위해
두발 규정을 완화하고 땋은 머리나 심지어 매니큐어 사용까지 허용하는 추세다. 이는 개인의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전투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현대 군사 심리학적 판단에 기반한다. 그러나 2000년대 초반 대한민국 해병대의 두발 규정은 철저한 '몰개성화'와 신체적 규율화를 목적으로 했다. 신체의 일부를 획일적으로 제거하는 행위는 입대자가 사회에서 가지고 있던 시민적 자아를 절단하고, 오직 상륙 작전이라는 집단적 목표만을 위해 기능하는 부품으로 재조립하는 미셸 푸코(Michel Foucault)적 의미의 '순종적인 몸(Docile bodies)'을 만드는 통과의례적 폭력성을 내포하고 있다.
총체적 기관(Total Institution)으로서의 훈련소와 인격 해체 작업
사회학자 어빙 고프먼(Erving Goffman)은 외부 사회와 철저히 단절된 채 개인의 일상과 신체를 완벽하게 통제하는 공간을 '총체적 기관(Total Institution)'이라고 명명했다. 해병대 교육훈련단은 단순한 전투 기술의 전수 공간이 아니라, 인간 개조라는 명목하에 개인의 인격을 철저히 해체하고 군사적 부속품으로 재구성하는 고도의 심리적, 물리적 통제 시스템이었다.신체적 수치심의 내재화와 생물학적 통제
가장 충격적인 인격 해체 작업은 이른바 '폴더 자세'를 통한 항문 검사 관행이다. 수십, 수백 명의 신병을 나체로 일렬로 세우고 몸을 반으로 접어항문을 검사하는 행위는 의학적 질병 확인의 목적을 넘어선 권력의 일방적 과시다. 이는 포로수용소나 교도소 등에서나 발견되는 극단적인 신체 통제 기법으로, 대상자에게 자신의 신체 중 가장 은밀하고 사적인 영역조차 국가 권력의 소유이며 언제든 통제받고 침해당할 수 있다는 사실을 무의식 속에 각인시킨다.
더 나아가 훈련소의 통제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생리적 욕구인 식사와 배설의 영역까지 확장된다. 최근 국가인권위원회의 직권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한민국 군 훈련소 시스템 내부에서는 조교들이
화장실 사용 시간을 단 2분으로 제한하고 타이머로 시간을 재며 압박하거나, 하루 식수를 500ml 생수 한 병으로 극단적으로 제한하여 훈련병들이 심각한 탈수 증상을 겪은 사례가 다수 폭로된 바 있다. 잔반 수준의 식사를 단 5분 안에 씹지도 못하고 위장에 밀어 넣도록 강요하는 행위 역시 동일한 선상에 있다. 이러한 배설, 수분 섭취, 취식의 극단적 통제는 생물학적 생존의 기본 조건 자체를 박탈함으로써 훈련병을 교관의 권력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게 만드는 전형적인 세뇌 및 길들이기 메커니즘이다.
시공간의 압박과 신체적 극기를 통한 자아의 붕괴
훈련소의 열악한 환경 또한 예산 부족에 따른 우연한 방치가 아니라, 의도된 심리적 압박의 물리적 도구로 기능한다. 한국전쟁 당시 사용되었을 법한 50년 묵은 철모의 쉰내와 낡은 목조 막사는 수십 년간 누적된 선배 기수들의 고통과 군사주의적 압박감을 후각과 시각을 통해 무의식적으로 전이시킨다.또한 11월의 매서운 칼바람 속에서 알몸으로 찬물을 쏟아부으며 진행되는 목욕탕 얼차려는 인간의 신경계를 물리적으로 마비시킨다. 극한의 한기와 근육 수축 속에서 얼차려를 멈추게 하는 교관의 호각 소리와 명령은 곧 유일한 구원으로 인식된다. 이는 가학적 권력자에게 피해자가 심리적으로 동화되고 의존하게 되는 변형된 스톡홀름 증후군(Stockholm Syndrome)적 역학을 발생시키며, 결과적으로 권력의 명령에 조건반사적으로 복종하는 군사적 주체를 탄생시킨다.
가혹행위의 구조적 병리학과 취식 강요('악기바리') 실태 분석
훈련단에서 철저히 파괴된 인격은 실무 부대(일선 부대)로 넘어가며 병사들 간의 사적 제재와 가혹행위로 진화한다. 이 중 가장 악명 높은 것이 바로 식사를 무기화한 가혹행위인 이른바 '악기바리(취식 강요)'다. 국가인권위원회의 대대적인 직권조사 및 심층 면접 결과, 이 악습은 특정한 일탈자의 범행이 아니라 수십 년간 해병대 내부에 뿌리내린 '전통'이라는 미명 하에 유지되어 온 구조적 범죄임이 밝혀졌다.| 사건 발생 부대 및 유형 | 구체적 가혹행위 사례 (인권위 및 언론 보도 기준) | 피해자의 신체적·심리적 피해 정도 |
| 포항 해병대 부대 (사례 1) | 식사 직후 후임병에게 빵 8봉지, 컵라면 2개, 초코파이 1상자를 일시 강제 취식시킴 | 호흡 곤란 및 응급 증상 호소, 신체적 고통 |
| 포항 해병대 부대 (사례 2) | 선임병이 목표 체중을 정해놓고 후임병을 체중계에 강제로 올리며 지속적으로 음식물 주입 | 단기간에 피해자 체중 75kg에서 84kg으로 비정상적 급증 |
| 가해자의 과거 피해 사실 | 위의 가해자(선임병) 본인 역시 과거 신병 시절, 선임의 강요로 2일 동안 초콜릿 바 180개를 강제 취식함 | 신병 시절 체중 61kg에서 81kg으로 무려 20kg 증량된 경험 보유 |
| 제주 해병대 부대 (사례 3) | 파이 종류의 빵을 햄버거 모양으로 강하게 압축하여, 한 번에 10여 개씩 입에 억지로 밀어 넣음 | 심각한 위장 장애, 수치심 및 심리적 모멸감 |
| 야외 훈련 연계 가혹행위 | 야외 복구 작업 중 잠자리나 파리 등 곤충류를 강제 취식시킴, 개 흉내 강요 | 우울증 발병, 극단 시도 유발 및 의병 전역(조기 전역) |
초코바 180개를 억지로 먹고 체중이 20kg이나 불어났던 피해자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선임의 위치에 오르자 "해병대에 왔으니 악기바리 한 번 당해 보는 것도 괜찮다"며 동일한 폭력을 후임에게 그대로 가했다.
이는 국가 폭력 시스템 아래에서 피해자가 가해자로 완벽하게 치환되는 구조적 재생산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억눌린 분노와 스트레스는 군 조직의 최상층부나 시스템 자체를 향하지 못하고, 가장 취약한 계층인 후임병에게 하방 전가(Downward displacement)된다.
잠자리를 잡아먹으라고 강요하거나 치약으로 머리를 감게 하는 등의 기형적인 폭력 역시, 폐쇄적인 병영 사회 내에서 지배와 피지배의 서열을 명확히 하고 폭력을 통해 집단의 결속력을 강제하려는 뒤틀린 인정 투쟁의 일환으로 분석할 수 있다. 심지어 이러한 폭력을 거부하면 기수 열외를 당하거나 2차 가해를 받을 것이 두려워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는 사례까지 발생했다.
실전 훈련의 물리적 현실과 공포의 화학적 체화
해병대의 핵심 훈련인 지옥주, 화생방, 유격, 공수 기초 훈련은 인간의 육체를 물리적, 화학적 한계점까지 몰아붙인다. 특수전 부대와 해병대 등에서 실시하는(https://www.youtube.com/watch?v=vEQeH2P6uwE)하는데, 이는 극한의 전시 상황에서 적을 제거하고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실전적 강철화 과정이라는 명분하에 정당화된다.무기 체계의 물리적 타격감과 백병전의 모순적 실체
훈련소에서 습득하는 연무형 총검술 16개 동작은 군사적 실효성보다는 제식과 규율을 내면화하기 위한 퍼포먼스에 가깝다. 실제 전투 환경에서 K2 소총의 육중한 중량(약 3.26kg)을 고려할 때, 복잡하고 화려한 동작보다는 스텝(보법)과 원초적인 찌르기, 막기, 개머리판 타격이 실전적 생존 확률을 압도적으로 높인다. 영점 사격장에서 체감하는 K2 소총의 5.56mm 탄환 파열음과 수류탄의 지반 진동은 단순한 소음이 아니라, 한 번의 실수로 나와 동기가 산산조각 날 수 있다는 살상 무기의 파괴력을 신경계에 욱여넣는 감각적 공포의 체험이다.화생방(CS 가스)의 화학적 성질과 데모 현장의 역사적 조우
화생방 훈련은 군사 사회학적으로 대단히 흥미로운 연결고리를 내포하고 있다. 훈련에 사용되는 CS 가스(2-chlorobenzalmalononitrile)는 '가스'라는 명칭과 달리 실제 기체(Gas)가 아니라 미세한 고체 분말 입자로 이루어진 거대한 에어로졸(Aerosol)이다. 이 입자의 크기는 보통 수십 마이크로미터($\mu m$) 수준이며, 열분해 과정을 거치더라도 1마이크로미터 이상을 유지하므로 군용 방독면에 장착된 P100 특급 방진 필터로 완벽하게 걸러낼 수 있다.그러나 해병대 특유의 화생방 훈련은 방독면 없이 밀폐된 막사 터널을 맨몸으로 통과하게 강제한다. 이 과정에서 CS 입자가 눈의 각막과 호흡기 점막에 직접 달라붙어 극심한 작열감, 눈물, 콧물, 그리고 심한 경우 구토를 유발한다.
(https://namu.wiki/w/%EC%B5%9C%EB%A3%A8%ED%83%84), 맨몸으로는 도저히 버틸 수 없는 수준이다. 심지어 프랑스제 GLI-F4 최루탄의 경우 폭발과 함께 굉음과 섬광을 내뿜어 시위대에게 충격과 공포를 안겨주는 기능까지 탑재되어 있다. 과거 한국의 권위주의 정권 시절 민주화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도심에 뿌려졌던 최루탄의 매캐한 냄새가 2000년대 군대의 화생방 훈련장에서 훈련병의 코끝을 통해 정확히 소환된다는 사실은, 국가의 물리적 통제 수단이 민간 사회와 군대를 가리지 않고 화학적 형태로 어떻게 대중의 신체를 통제해 왔는지를 보여주는 강렬한 역사적 아이러니다.
공수 기초 훈련(막타워)과 중력의 심리학
공수 훈련의 기초 단계인 11m 막타워(모형탑) 강하는 해병대뿐만 아니라 특전사, UDT 등대한민국의 모든 특수부대원들이 필수적으로 거치는 고도의 심리 통제 훈련이다. 지상 11m는 인간의 시각과 전정기관이 고도를 인지할 때 가장 원초적이고 극심한 공포심을 느끼는 높이로 의학계에 알려져 있다.
이러한 물리적 위협 앞에서 훈련병들의 다리에 경련이 일어나는 현상은 단순히 조교의 억압적 통제 때문만은 아니다. 낙하산을 지탱하는 군의 낡은 보급 체계와 스냅링 등 안전 장비에 대한 근본적인 불신이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부실해 보이는 하네스 한 줄에 자신의 생명을 온전히 맡긴 채 허공으로 몸을 던져야 한다는 완벽한 '통제 불능'의 상태가 공포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제6장: 광기 속의 연대와 생존 미학의 발명
국가의 거대한 폭력 시스템이 개인의 자아를 철저히 짓밟고 규율화하려는 와중에도, 생명의 에너지는 가장 기괴하고 역설적인 형태로 그 통제의 틈새를 비집고 발현된다. 인간의 정신은 극한의 억압 속에서도 완전히 파괴되지 않고, 부조리를 조롱하며 자신만의 존엄을 지켜내는 방어 기제를 발명해 낸다.
수면과 영양 섭취가 극단적으로 통제되어 뇌의 인지 기능이 저하되고 환각 상태에 이르는 지옥주 훈련 도중, 흙먼지 구덩이 속에서 대중가수 박진영의 노래 '엘리베이터'를 부르며 퇴폐적인 댄스를 추는 훈련병의 모습은 단순한 우스꽝스러운 해프닝이 아니다. 내일 당장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비참한 몰골과 "엘리베이터 안에서 사랑을 나누자"는 농염한 가사가 빚어내는 거대한 인지부조화는, 현장에 있던 동기들과 심지어 교관들의 억압된 감정마저 일거에 무너뜨리는 폭발력을 지닌다. 이는 죽음의 문턱에 선 인간이 극심한 고통을 블랙 유머로 승화시켜 버린 행위이며, 국가의 시스템을 향해 "우리는 당신들의 의도대로 아직 완벽한 짐승이나 기계가 되지 않았다"고 외치는 가장 인간적인 선언이다.
또한 조교들의 폭력이 난무하는 유격장에서 더 고통스러운 포지션인 수색대나 유격 조교에 자원하기 위해 선착순 달리기를 하는 행위 역시 주목할 만한 심리적 기제다. 군대라는 부조리한 지옥을 물리적으로 회피할 수 없다면, 차라리 그 고통의 피라미드 정점에 올라서서 스스로 지옥의 통제자가 되겠다는 순도 높은 '실전적 광기'다. 이는 외부의 억압에 무기력하게 끌려다니는 수동적 객체로 남기를 거부하고, 비록 그 방식이 뒤틀렸을지언정 스스로의 운명을 결정하는 주체성을 회복하려는 치열한 실존적 발악이다.
혹독한 천자봉 완전군장 행군을 끝마치고 우측 가슴에 빨간 명찰을 수여받는 순간, 철저히 번호표로 불리며 통제받던 소모품들이 비로소 서로의 '인간적인 이름'을 부르며 부둥켜안고 오열하는 장면은 사회학적 연대의 완성을 보여준다. 아날로그 감성이 물씬 풍기던 2001년, 전투복 안감에 촌스러운 이메일 아이디를 적어 공유하고 훗날 전역 후 PC방에서 생사 확인을 하던 이들의 모습은, 가장 야만적인 폭력 시스템 내에서도 기어코 인간적 연대와 끈끈한 사회적 자본을 꽃피워낸 청년 세대의 놀라운 회복 탄력성(Resilience)을 증명한다.
폭력의 시대를 관통한 세대의 사회학적 유산
2000년대 초반의 병영 문화, 특히 해병대라는 공간은 심각한 인권 유린과 파시즘적 통제 방식이 난무하던 야만의 공간이었음이 객관적 데이터와 역사적 사실들을 통해 명백히 입증된다. 폴더 자세를 통한 항문 검사, 빵과 초코바 수백 개를 강제로 먹이는 악기바리, 5분 이내의 식사 강요, 화장실 사용 시간 통제 등은 인간의 기본적 존엄성을 훼손하는 명백한 구조적 폭력이었다.그러나 본 보고서의 다각적 분석이 도출하는 궁극적인 통찰은, 그 야만적이고 부조리한 군대 시스템 자체를 미화하거나 긍정하는 것에 있지 않다. 진정으로 주목해야 할 것은 그 짐승 같은 시간 속에서 자아를 완전히 상실하지 않고 살아남아 사회로 귀환한 '개인들의 심리적 복원력'이다.
IMF 사태 이후 더욱 냉혹해진 자본주의의 상하차 컨베이어 벨트, 즉 인간의 노동력을 끝없이 갉아먹는 무한 착취의 궤도에서 도망쳐, 국가가 공인한 또 다른 형태의 억압 체제에 몸을 던져야만 했던 청년들은 가장 부조리한 환경 속에서도 유머와 연대를 발명해 냈다. 박진영의 '엘리베이터' 춤으로 상징되는 이들의 대처 방식은 세상의 어떤 불합리나 위협 앞에서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 유쾌하면서도 지독한 악기(惡氣)를 형성했다.
이들이 병영에서 습득한 진정한 자산은 제식 훈련의 각도나 총검술의 숙련도가 아니다. 그것은 글로벌 경제 위기, 폭락하는 주식 시장, 혹은 부조리한 직장 내의 억압 등 현대 자본주의 사회가 던지는 어떠한 형태의 폭력적 억압 속에서도 끝내 버텨낼 수 있는 강력한 멘탈리티였다. 가장 비인간적인 환경을 견뎌내며 기어코 인간으로서 부활한 한 세대의 서사는, 국가 폭력과 자본의 압박이라는 이중의 굴레 속에서도 결코 소멸하지 않는 개인의 실존적 존엄과 연대의 힘을 방증하는 찬란하고도 서늘한 사회학적 기록이다.
https://www.jobkorea.co.kr/company/46355298 (CJ 진양 로지스틱스 기업 정보)
https://www.reddit.com/r/Military/comments/1o7socg/why_dont_the_navy_and_marine_corps_have_similar/?tl=ko (미국 해군 및 해병대 정복 역사)
https://www.rokmc.org/bbs/board.php?bo_table=news&wr_id=504&device=mobile (대한민국 해병대 상륙돌격형 두발 규정)
https://www.chosun.com/opinion/manmulsang/2021/10/27/YNXSC4WZ5FCILDGNNEHHOSRJA4/ (현대 군인 두발 규정 완화 추세)
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1/21/2020012102268.html (해병대 폴더 자세 인권침해 사례 및 극단 시도)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93160.html (군 훈련소 화장실 2분 타이머 제한 인권조사)
https://www.youtube.com/watch?v=-tGkyrSpeQI (훈련소 생수 500ml 제한 및 탈수 증상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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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amu.wiki/w/%EC%B5%9C%EB%A3%A8%ED%83%84 (CS 가스 화학 성분, 필터링 및 폭발형 최루탄 실체)
https://namu.wiki/w/%EB%A7%89%ED%83%80%EC%9B%8C (11m 막타워 공포의 원인 및 훈련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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