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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해지자. 교육학자들이나 아동 심리학자들은 골목길 놀이를 두고 '소근육 발달'이니 '균형감각'이니 하는 번지르르한 포장지를 씌운다.이렇게 포장하는 말과 별개로, 내 기억 속 골목은 훨씬 더 거칠고 복잡했다. 그것은 때론 따듯했고 때론 차가운 사회의 미니어처였고, 합법적 영토 쟁취와 회복탄력성 연습의 튜토리얼이었다.
오재미나 깡통차기는 그저 물리적인 땀 빼기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방치기'의 세계로 넘어오면 이야기는 좀 달라진다. 돌로 대충 그어 놓은 8개의 칸. 지금 인터넷에 보이는 장난스러운 작은 칸이 아니었다. 당시 어린 우리가 감당하기 힘든 큰 칸을 그어넣고 진짜 땀튀기는 그런 크기였다. 그것은 단순한 기하학적 무늬가 아니라, 우리가 앞으로 살아내야 할 계급과 소유의 국경선이었다.
무자비한 경쟁의 서막
바닥에 선을 긋는 순간, 평등했던 골목길은 철저한 사유재산의 전쟁터로 변모한다. 당신이 1번부터 8번까지, 그 불안한 외발뛰기로 중력과 싸우며 헐떡이는 동안, '하늘'에 도달한 자는 등을 돌린 채 무작위로 돌을 던진다.
그리고 돌이 안착하는 순간, 공공재였던 땅은 누군가의 '사유지'로 전락한다. 이것이 사방치기의 소름 끼치는 본질이다. 타인의 땅을 밟을 수 없다는 절대 규칙. 그것은 '공간 지각력' 같은 나이스한 단어로 설명될 수 없다. 그것은 '배제'와 '독점'의 생생한 감각이다.
그리고 돌이 안착하는 순간, 공공재였던 땅은 누군가의 '사유지'로 전락한다. 이것이 사방치기의 소름 끼치는 본질이다. 타인의 땅을 밟을 수 없다는 절대 규칙. 그것은 '공간 지각력' 같은 나이스한 단어로 설명될 수 없다. 그것은 '배제'와 '독점'의 생생한 감각이다.
땀튀기는 흙바닥 위의 어린전사들
나의 외발이 흔들렸다. 폭풍우 속의 조각배처럼, 몸의 중심이 요동쳤다.
"후우."
건조한 숨을 뱉어냈다. 이마를 타고 흐른 땀방울이 시야를 가렸다.
"완석아. 방금 차지한 네 땅... 3번 칸이냐?
완석은 팔짱을 낀 채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의 시선은 겨울 바람보다 찼다.
"그래, 형. 똑바로 보고 뛰어. 선을 밟는 순간, 끝이야. 알잖아?"
골목의 율법은 강호의 법칙만큼이나 냉혹했다. 금을 밟는 자, 즉시 아웃. 자비는 없었다.
(잠시 후, 완석이 8칸을 돌파하고 마침내 '하늘'에 도달했다. 절대자의 영역. 그는 등을 돌렸다. 허공을 가르는 돌멩이.)
그 돌은 탐욕의 포물선을 그리며 바닥에 꽂혔다.
둔탁한 파열음.
"아싸! 5번!" 완석의 목소리에는 신흥 귀족의 오만함이 묻어났다. "이제 5번 칸도 내 집이다. 나는 여기서 두 발을 딛고 쉬겠다. 형은?"
나는 입안이 바싹 말랐다. "3번,5번... 젠장, 내 길이 막혔군."
완석이 말했다."당연하지. 형은 이제 1, 2번에서 곧바로 4번으로 날아가야 해. 내 땅이 늘어날수록, 형의 입지는 조여들 테니까. 결국 형은 아무 데도 가지 못하는 깍두기 신세가 되겠지."
완석의 말은 날아오는 비수와 같았다. 땅이 없는 자는, 남의 땅을 피해 곡예를 하듯 허공을 날아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우리는 10살의 나이에 이미, 내 땅 한 평 없는 세입자가 어떻게 세상의 변두리로 쫓겨나게 되는지를 온몸의 관절로 뼈저리게 예습하고 있었다.
"후우."
건조한 숨을 뱉어냈다. 이마를 타고 흐른 땀방울이 시야를 가렸다.
"완석아. 방금 차지한 네 땅... 3번 칸이냐?
완석은 팔짱을 낀 채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의 시선은 겨울 바람보다 찼다.
"그래, 형. 똑바로 보고 뛰어. 선을 밟는 순간, 끝이야. 알잖아?"
골목의 율법은 강호의 법칙만큼이나 냉혹했다. 금을 밟는 자, 즉시 아웃. 자비는 없었다.
(잠시 후, 완석이 8칸을 돌파하고 마침내 '하늘'에 도달했다. 절대자의 영역. 그는 등을 돌렸다. 허공을 가르는 돌멩이.)
그 돌은 탐욕의 포물선을 그리며 바닥에 꽂혔다.
둔탁한 파열음.
"아싸! 5번!" 완석의 목소리에는 신흥 귀족의 오만함이 묻어났다. "이제 5번 칸도 내 집이다. 나는 여기서 두 발을 딛고 쉬겠다. 형은?"
나는 입안이 바싹 말랐다. "3번,5번... 젠장, 내 길이 막혔군."
완석이 말했다."당연하지. 형은 이제 1, 2번에서 곧바로 4번으로 날아가야 해. 내 땅이 늘어날수록, 형의 입지는 조여들 테니까. 결국 형은 아무 데도 가지 못하는 깍두기 신세가 되겠지."
완석의 말은 날아오는 비수와 같았다. 땅이 없는 자는, 남의 땅을 피해 곡예를 하듯 허공을 날아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우리는 10살의 나이에 이미, 내 땅 한 평 없는 세입자가 어떻게 세상의 변두리로 쫓겨나게 되는지를 온몸의 관절로 뼈저리게 예습하고 있었다.
납작한 돌멩이와 역전의 감각
손에 쥔 납작한 돌멩이가 유난히 차갑게 느껴졌다. 억울했다. 완석의
땅이 하나하나 늘어갈수록 상실감에 위장이 뒤틀리는 것 같았다. 완석이가 편안하게 두 발을 딛고 서 있는 3번,5번,6번 늘어나는 땅의 칸을 보며, 나는 내가 가진 옵션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역설적으로 나는 더 자유롭게 날아오르는 법을 배워야만 했다.
그것은 허세였지만, 동시에 진심이었다. 10살짜리 꼬마가 선 하나를 넘기 위해 아킬레스건의 한계까지 몸을 내던지는 행위. 그것은 처절하지만 눈물겹도록 찬란한 발버둥이었다. 상대방의 땅이 늘어날수록 나의 도약은 더욱 필사적이 되었고, 그 필사적인 도약의 순간만큼은 나는 세상 누구보다 살아있음을 느꼈다.
외발로 서서 중심을 잡을 때, 종아리 근육이 미세하게 떨리던 그 감각. 운동화 코에 묻은 흙먼지와 해 질 녘 골목길에서 풍겨오던 누군가의 된장찌개 냄새. 그 모든 것들이 섞여들 때, 나는 비로소 내가 살아있음을 느꼈다. 구슬을 잃고 딱지를 뺏겨도 상관없었다. 다시 돌멩이를 쥐고 선 앞에 서는 순간, 나는 다시 한 번 '하늘'을 꿈꿀 수 있었으니까.
"네가 내 길을 끊어놓는다면, 난 그 위를 날아서 넘겠다. 구슬을 잃었을 때도, 딱지를 다 털렸을 때도 나는 상심치 않았다. 잃어버렸다면, 다시 내 땅을 따내면 그만이다. 날 얕잡아보지 마라."
땅이 하나하나 늘어갈수록 상실감에 위장이 뒤틀리는 것 같았다. 완석이가 편안하게 두 발을 딛고 서 있는 3번,5번,6번 늘어나는 땅의 칸을 보며, 나는 내가 가진 옵션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역설적으로 나는 더 자유롭게 날아오르는 법을 배워야만 했다.
그것은 허세였지만, 동시에 진심이었다. 10살짜리 꼬마가 선 하나를 넘기 위해 아킬레스건의 한계까지 몸을 내던지는 행위. 그것은 처절하지만 눈물겹도록 찬란한 발버둥이었다. 상대방의 땅이 늘어날수록 나의 도약은 더욱 필사적이 되었고, 그 필사적인 도약의 순간만큼은 나는 세상 누구보다 살아있음을 느꼈다.
외발로 서서 중심을 잡을 때, 종아리 근육이 미세하게 떨리던 그 감각. 운동화 코에 묻은 흙먼지와 해 질 녘 골목길에서 풍겨오던 누군가의 된장찌개 냄새. 그 모든 것들이 섞여들 때, 나는 비로소 내가 살아있음을 느꼈다. 구슬을 잃고 딱지를 뺏겨도 상관없었다. 다시 돌멩이를 쥐고 선 앞에 서는 순간, 나는 다시 한 번 '하늘'을 꿈꿀 수 있었으니까.
"네가 내 길을 끊어놓는다면, 난 그 위를 날아서 넘겠다. 구슬을 잃었을 때도, 딱지를 다 털렸을 때도 나는 상심치 않았다. 잃어버렸다면, 다시 내 땅을 따내면 그만이다. 날 얕잡아보지 마라."
비어있는 하늘 칸
게임은 결국 끝이 난다. 어머니의 부름에 우리는 각자의 집으로 흩어졌고,비가 오면 흙바닥 위의 선 자국은 씻겨 내려가고, 우리가 목숨 걸고 차지하려 했던 제국도, 굳게 닫혀있던 타인의 영토도 흔적 없이 사라진다.
우리 모두는 결국 그 좁은 골목을 빠져나와, 돌로 그은 선 대신 진짜 콘크리트와 철근으로 지어진 거대한 빌딩 숲, 이 무자비한 진짜 '판' 위로 던져졌다.
가끔 삶에서 도저히 뛰어넘을 수 없을 것 같은 거대한 타인의 영토를 마주할 때, 나의 오른손에 느껴지던 그 납작한 돌멩이의 환상통을 겪곤 한다.
그날, 나는 3번 5번 6번칸을 무사히 뛰어넘었을까? 완석이의 땅을 피해, 결국 나만의 '하늘'에 도달해 돌을 던졌던가?
승패의 기억은 안개처럼 희미하다. 하지만 오직 하나, 선명하게 남아있는 감각이 있다. 남의 땅을 밟지 않기 위해, 1번에서 4번으로 미친 듯이 몸을 날렸던 순간. 발끝이 땅에서 떨어져 아주 잠시 동안 허공에 체공하던 그 찰나의 순간.
어쩌면 사방치기가 우리에게 숨겨둔 진짜 비밀은, 내 땅을 가지는 법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타인의 소유물로 가득 찬 이 세상에서, 아주 짧은 순간이나마 중력을 거스르고 완벽하게 자유롭게 허공을 비행하는 법. 그 찰나의 도약을 위해 기꺼이 한 발로 서는 고통을 감내하는 법을 가르쳐준 것은 아닐까.
눈을 감고 다시 상상해 본다. 지금의 나는, 그 시절의 나보다 더 멀리 뛰어오를 수 있을까? 발끝에 힘을 주면, 그 대답을 알 수 있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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